한의학 대표 치료법인 침 치료의 고혈압 개선 및 예방 효능을 국내 연구진이 과학적으로 규명, 큰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국한의학연구원(원장 이진용·이하 한의학연)은 미래의학부 최선미 박사 연구팀이 침 치료가 완경(폐경) 후 고혈압 초기단계에 해당하는 여성의 혈압을 개선한다는 사실을 임상연구를 통해 입증,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Journal of Clinical Medicine’(임상의학저널학회지)’에 게재했다고 밝혔다.
여러 합병증을 유발하고 완치가 어려워 평생동안 관리가 필요한 고혈압은 특히 65세 이상 노인의 경우 연령이 높을수록 유병율이 남성(57.8%)보다 여성(61.6%)에게 더 높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완경 후 호르몬 변화로 에스트로겐 분비가 줄어 혈관이 수축하며 혈압이 높아지는 것을 고혈압 발생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특히 약물에 의한 부작용 발생 확률이 남성보다 여성에게 1.5배가량 높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기도 해, 고혈압 발생위험이 높은 완경기 여성은 초기단계에서의 비약물요법을 통한 관리가 더욱 중요하다.
이에 연구팀은 침 치료의 혈압 개선 효능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구축하며 완경기 여성의 안전하고 효과적인 혈압 관리에 새로운 해결책을 제시하고자 임상시험을 수행했다.
연구팀은 고혈압 전 단계와 고혈압 1기에 속하는 65세 이하 완경기 여성 참가자 중 치료군 61명에게 4주(10회) 침 치료 과정을 2년간 6개월 간격으로 4회 실시하며 대조군(61명)과 혈압 변화를 비교·분석했다. 침 치료는 고혈압에 쓰이는 △풍지 △곡지 △족삼리 △삼음교의 양쪽 8개 혈 자리에 30분간 진행했다.
연구결과 침 치료군은 최종적으로 수축기혈압이 평균 10.34mmHg, 이완기혈압이 평균 9.92mmHg 감소하는 한편 치료 종료 후 4개월 추적검사에서도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됐다. 반면 침 치료를 받지 않은 일상관리 대조군의 경우에는 수축기혈압(2.92mmHg)과 이완기혈압(2.16mmHg)이 소폭 감소하는데 그치며 유의미한 결과를 보이지 않았다.
또한 고혈압 단계가 변화하는 정도를 확인했을 때 대조군(34.3%)보다 실험군(62.3%)에서 단계 변화가 약 2배가량 높은 결과를 보였으며, 이밖에 체질량지수(BMI)가 25 이상인 대상자의 경우 BMI 25 이하인 대상자보다 대조군과 침 치료군간 혈압 단계변화의 차이가 크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연구팀은 고혈압 환자의 수축기혈압이 10mmHg 낮아지면 심혈관질환 위험, 관상동맥질환 등의 발생률이 30%까지 줄어든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된 바 있어, 이번 침 치료의 고혈압 개선 결과는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최선미 박사는 “이번 연구는 중점관리기간 동안의 침 치료가 장기간의 고혈압 개선 및 예방 효능을 가진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규명한데 그 의미가 있다”며 “향후 한방 병·의원 등 임상현장에서 고혈압 관리에 침 치료 활용을 증대시킬 수 있도록 후속 연구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한의학연구원 기관고유사업의 일환으로 수행됐다.